- 1분기 신규벤처 투자 4.2% 감소, 신규 벤처펀드 결성 규모 21.3% 감소
- ‘K-유니콘 서포터즈 온라인 IR’ 등 온라인 투자설명회로 새로운 돌파구 모색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이 4월23일 중기중앙회에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간담회를 열고, 시장 점검에 나섰다(사진=중기부)
박영선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이 4월23일 중기중앙회에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간담회를 열고, 시장 점검에 나섰다(사진=중기부)

 

[더블유스타트업 김수진 기자]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게 2020년 1분기는 가혹한 시련기였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경제가 극도로 침체된 가운데, 신규투자가 중단되면서 매출 감소와 투자 스톱이라는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각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도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스타트업지놈’이라는 기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스타트업의 42%는 이대로 가면 3개월 안에 현금이 소진될 것 같다고 응답했다. 또한 1분기 전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는 전년 동기에 비해 20%가량 줄어들었으며, 2분기의 감소 폭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분기 스타트업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감소했으며,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조사에 따르면 40%가 넘는 스타트업들이 매출감소로 힘겨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공간 자산을 매개로 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들은 특성상 전반적인 경제 활동 위축에다 사회적 거리두기, 대학가 개강 연기와 온라인화, 건설 및 분양 시장 급랭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이 더했다는 분석이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의장 안성우 직방 대표)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프롭테크 스타트업 70% 이상이 계약 지연, 투자 위축,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공유 서비스 분야를 비롯해 부동산 정보 플랫폼, 건설 솔루션, 인테리어, 부동산 관리 분야도 피해가 컸다. 다만 사이버견본주택 등 비대면 서비스 요구가 증가하면서 가상현실(VR), 데이터&가치평가 등의 일부 기업들은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장을 휴업하거나 공간을 폐쇄하는 사례도 나타났고 해외 사업 전면 중단, 인력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체도 있었다. 피해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1억~5억원이 25%, 5억원 이상이 15%였지만 수치로 환산이 불가하다는 기업도 38%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지원을 묻는 문항에서는 정부의 정책자금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집행 간소화 ▲대상 및 범위 확대 ▲집행 기준 현실화 등이 주 내용이며, ▲‘지원 내용이 명확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는 달리 스타트업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부동산업에 대한 제약이 프롭테크 분야에까지 이어져 지원 대상에서 배제됐다’ ▲‘정부 의지와 달리 금융 기관 및 집행 기관에서는 매우 소극적이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어땠을까.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4월 23일 발표한 1분기 벤처투자 실적에 따르면 1분기 신규 벤처투자는 7463억원으로 지난해 7789억원에 비해 4.2% 감소했다.

 

생각보다 다소 감소폭이 적다는 의견이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에서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분야의 약진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실제 바이오·의료 기업에 대한 1분기 투자액은 22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늘었다. ICT서비스 분야도 같은 기간 대비 21.9% 증가했지만 영상·공연·음반과 유통·서비스 분야는 각각 58.5%, 39.2% 크게 줄었다.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이 4.2% 감소에 그친 반면 신규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50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3%나 줄었다. 펀드 결성을 위한 출자자의 대면회의가 대부분 연기되고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최근 5년 내 가장 적은 규모의 펀드가 결성됐다. 

 

중기부는 이런 영향을 고려해 앞서 올해 중으로 결성금 가운데 2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에는 정책자금 수익분의 일부를 추가 지급하고, 손실액을 우선 충당해주는 등 투자 유인책을 내걸었다.

 

또한 중기부는 한국벤처투자(대표 이영민)와 함께 5월 29일까지 5주간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벤처자금 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의 온라인 IR행사인 ‘K-유니콘 서포터즈 온라인 IR’을 개최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5월 29일까지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벤처자금 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의 온라인 IR행사인 'K-유니콘 서포터즈 온라인 IR'을 개최한다(자료=중기부)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는 5월 29일까지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벤처자금 유치를 원하는 스타트업의 온라인 IR행사인 'K-유니콘 서포터즈 온라인 IR'을 개최한다(자료=중기부)

 

온라인 IR행사를 주관하는 K-유니콘 서포터즈는 대형 펀드가 부족한 국내 벤처 투자시장의 문제점을 대규모 공동 투자로 극복하기 위해 상위 벤처캐피탈 24개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11월에 결성됐다. 현재는 벤처캐피탈 뿐만 아니라 은행 자산운용사 증권사 대기업 유니콘기업까지 총 46개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IR은 5주간 매주 월요일 2개 업체가 IR영상을 서포터즈에게 공개하고, 서포터즈는 이들 기업에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상IR을 보고 투자를 희망하는 서포터즈는 금요일 화상회의를 통해 스타트업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아예 사라진 스타트업이 많고, 특히 글로벌 사업의 경우 현지에 가기도 어렵고 교류를 하지도 못해 기존에 성사된 투자도 규모가 줄어들거나 거래 자체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하며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작은 기업들을 묶어서 IR(기업공개)을 진행하거나 투자자를 연결하는 등 소개해주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 기술보증기금이 4000억원 추가 보증을 하고 있지만 신용보증기금에서 지원받은 기록이 있는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어 효율적인 정책 집행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jkimca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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